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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후, 천국에서 다시 시작되는 인생 2막.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세대를 초월한 사랑과 인연, 그리고 삶의 의미를 따뜻하게 그려내는 작품입니다. 각기 다른 사연과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천국에서 펼치는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이해숙 역 김혜자

 

 

세 번의 인생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여자, 이해숙.
그녀의 삶은 한 편의 대하드라마처럼 굴곡지고, 그만큼 성격도 세 번이나 변신했다.

어린 시절, 조실부모한 뒤 무서운 친할머니 밑에서 그저 “네네”만 하며 살아온 수동적이고 눈물 많던 소녀.
하지만 청춘의 한가운데서 정 많은 낙준을 만나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잠시나마 시어머니의 짧고 굵은 시집살이도 경험했다.

그러나 인생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장이 된 해숙은, 풀꽃 같던 천성이 점점 나일론 빨랫줄처럼 질기고 단단해졌다.
험한 일수 바닥에서 침 깨나 뱉으며, 실전압축근육으로 무장한 백전노장 파이터로 거듭났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굴곡진 삶을 통과하며 거리의 철학자가 된 그녀.
다년간의 일수 경험으로 360도 전방위 우산 방어 기술까지 터득한 잔머리의 달인.

그리고 마침내, 팔십의 나이에 죽음을 맞는다.
그녀를 기다리는 천국에는, 젊디 젊은 남편 낙준이 있다.
“이게 웬일이람? 내가 말한 대로 이 나이로 천국에 왔더니, 남편은 청춘이네?”
이런 망할 시추에이션!
하지만 해숙은 특유의 강단과 유머로, 천국에서조차 자신의 인생 3막을 당당하게 시작한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곳에서, 이해숙은 여전히 삶을 배워가고, 사랑을 다시 시작한다.
그녀의 굳센 인생과 따뜻한 철학, 그리고 뼈 있는 유머가 이 드라마의 심장이다

 

고낙준 역 손석구

 

 

고낙준, 해숙의 남편이자 천국과 지상을 오가며 소원 편지를 배달하는 천국의 우편배달부.
삶의 굴곡은 깊었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소년처럼 맑고 천진난만하다.

해숙을 향한 사랑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젊은 시절, 사고로 몸져누우며 해숙이 가장이 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미안함,
그리고 욱하면 누구도 못 말리는 해숙에 대한 두려움까지,
낙준의 눈에는 해숙이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소중한 사람이다.

동네에서 잘생긴 얼굴로 인기를 끌었지만, 영화배우 신성일만큼은 아니었다는 게 본인 생각.
가벼운 입과 달리 생각은 깊고, 서글서글한 성격에 평판도 좋았다.
사랑하는 아내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 천국에서 해숙을 기다리며
예쁜 집도 짓고 문패도 달아놓고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재회를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막상 천국에 도착한 해숙은 꽃다운 청춘이 아닌, 팔순의 할머니 모습.
이게 웬 운명의 장난인가.
함께하고 싶은 일, 나누고 싶은 순간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기력이 달린 해숙은 모든 일에 냉소적이고, 낙준은 속상하기만 하다.

그래도 낙준은 포기하지 않는다.
천국에서도, 해숙과의 두 번째 인생을 다시 써 내려가고 싶은
영원한 사랑꾼, 만년 소년.
그의 천진함과 따뜻함, 그리고 해숙을 향한 한결같은 마음이
이 드라마의 웃음과 감동을 책임진다

 

솜이 역 한지민

 

 

정체불명의 신원미상 여인, 솜이.
지옥행 지하철에서 낙준에 의해 극적으로 구해진 그녀는, 어느 날 불쑥 해숙과 낙준의 천국 보금자리에 들이닥쳐 더부살이를 시작한다. 처음엔 해숙에게 젊고 아름다운 연적(?)으로 오해받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 사이엔 묘한 친근감이 싹튼다.

솜이는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천국에 도착한다. 그녀가 기억하는 단 하나의 이름, 바로 ‘고낙준’. 이 이름을 붙잡고 무작정 낙준을 찾아가는 그녀의 등장은 천국의 평온한 일상에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특유의 의문스러운 말투와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감정 표현, 그리고 해숙과 낙준 사이에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상황들은 극의 중심에 솜이를 세운다.
특히 “낙준 씨만 생각하면서 여기까지 왔어요”라는 대사는 애틋함과 함께 어딘가 불안정한 이질감을 남기며, 그녀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한껏 증폭시킨다.

솜이는 해숙과 낙준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점차 기억을 되찾기 시작한다.
그 미스터리한 정체는 아직 드라마 속에서 베일에 싸여 있지만, 시청자들은 그녀가 단순한 손님이 아님을 직감한다.
심지어 제작진과 배우 한지민 역시 “솜이에 대한 정보는 조금도 말할 수 없다. 기억하는 건 오직 고낙준뿐”이라고 밝혀, 그녀의 존재가 극 전체의 키플레이어임을 예고했다.

솜이의 등장은 천국에서도 완벽할 수 없는 인생의 미완과 매듭, 그리고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상징한다.
그녀의 정체와 사연이 밝혀질수록,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더욱 깊고 흥미로운 감정의 파도를 예고한다.
과연 솜이는 누구이며, 왜 천국에 오게 되었을까?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미스터리다.

 

이영애 역 이정은

 

 

이영애, 일명 ‘일수계의 황소개구리’.
해숙의 우산 방어법을 유일하게 전수받은 후계자이자, 해숙 집안의 업둥이 같은 존재다.

영애의 어린 시절은 쉽지 않았다. 원래 해숙의 일수 고객이었던 아버지의 육아 포기로, 일찍이 부모의 손을 떠나 해숙과 낙준 부부 곁에서 자랐다. 돈으로 맺어진 인연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해숙을 부모이자 스승처럼 따르게 됐다. 해숙의 곁에서 보고 배운 ‘실전 압축 근육’과 인생의 처세술은 영애를 시장에서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파이터로 만들었다.

화려한 용 무늬 점퍼와 금목걸이, 강렬한 히메컷 헤어스타일까지. 이름과 비주얼의 언밸런스가 오히려 매력 포인트다. 전투복 점퍼만 걸치면 그날은 시장 좌판이 다 쪼개지는 날. 해숙의 오른팔로, 시장 상인들과 부딪히는 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제로 해숙의 우산 방어 기술을 전수받기 위한 특급 트레이닝까지 받으며, 백전노장 해숙의 명성을 잇는 심복이자 후계자로 활약한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뜨거운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소녀. 연애에는 좌회전, 우회전 없는 직진 쿨녀로, 사랑에도 진심이다. 해숙의 행복이 곧 자신의 행복인 인물로, 해숙과의 특별한 워맨스와 진한 정을 보여준다.

이영애는 해숙 곁에서 성장하며, 언젠가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진지한 모습도 내비친다. 부모에게 버려진 자신을 거둬준 해숙이 전부이자, 인생의 기준이 된 인물. 해숙을 지키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걸크러시 모드와, 사랑 앞에서의 반전 매력이 공존하는 이 드라마의 활력소다.

“저는 해숙의 집에서 동고동락하는, 해숙의 오른팔이다. 이승을 떠난 후에 그리움에 사무쳐서 매일 운다. 사랑에 빠진 영애다. 성하고 꼭 같이 불러달라.”
— 이정은, 제작발표회 중

 

센터장 역 천호진

 

 

천국의 질서를 총괄하는 ‘갓파더’, 바로 천국지원센터의 수장 센터장.
천호진이 연기하는 이 인물은 천국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일을 꿰뚫고 있는 전지적 존재로, CCTV로 천국을 관리하며 입주민들의 사연 하나하나에 귀 기울인다.
지상에서 망자들이 남긴 염원과 소원을 대신 들어주는 ‘소원 수리자’이기도 하다.

센터장은 천국의 유일한 노인인 이해숙에게 유독 격 없이 따뜻하게 대하며, 때로는 멘토이자 벗처럼 곁을 지킨다.
묵직한 카리스마와 유머, 그리고 인간미를 두루 갖춘 그는, 천국이라는 낯선 공간에 도착한 인물들에게 든든한 안내자이자 조력자다.
특히 해숙과의 관계에서는 ‘인생 선배’ 다운 깊은 공감과 배려가 돋보인다.

이 센터장에게는 또 하나의 비밀이 있다.
바로 똑같은 얼굴을 한 쌍둥이 형이 지옥을 관할하는 염라로 존재한다는 것.
천국과 지옥, 두 세계의 균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설정으로, 센터장은 작품의 세계관에 깊이를 더한다.

천호진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더해져,
센터장은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중심축이자,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웃음을 전하는 인물이다.

 

목사 역 류덕환

 

 

회개도, 설교도 더 이상 의미 없는 천국.
이곳에서 가장 할 일이 없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목사’다.
류덕환이 연기하는 이 인물은, 다섯 살 어린 나이에 미아가 되어 세상을 떠난 불쌍한 영혼이다.
“길을 잃으면 교회 앞에서 기다리라”는 부모의 말을 가슴에 품고, 죽어서도 교회 앞을 맴돌다 어느새 목사가 되어 있었다.

사역자라는 일에 열정은 넘치지만, 목사답지 않게 꽤나 다혈질.
천국에서는 회개가 필요 없으니, 그의 열정은 늘 허공을 맴돈다.
특히 만만치 않은 신도, 백전노장 해숙과 붙을 때마다 말싸움에서 백전백패.
둘 사이의 시작은 요즘 말로 ‘혐관’(서로 혐오하거나 싫어하는 관계)이지만,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점점 서로의 빈자리를 메워간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 먹어본 것도, 해본 것도 없는 목사.
하지만 해숙과의 만남을 통해 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듯,
온갖 새로운 경험을 하며 성장한다.
무료했던 천국 생활에 해숙이란 변수는,
그에게 웃음과 설렘, 그리고 진짜 인생의 맛을 알려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류덕환의 섬세한 연기와 함께,
목사는 천국에서 가장 한가하지만,
가장 인간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인물로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감동과 유머를 책임진다.